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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어에는 agree to disagree 라는 표현이 있어요. 직역해보자면 동의하지 않기로 동의한다 정도 되겠네요. 어느 정도 교육받은 미국인들은 이 말을 종종 씁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모든 일에 다 동의할 수는 없거든요. 그럴 필요도 없구요. 그런데 상대방과 교감을 주고받는 와중에 조금 민감한 주제로 대화가 옮겨왔는데 여기서 상대방과 의견대립이 일어난다. 그럴때 그냥 Let's agree to disagree 라고 하고 서로의 다른 점을 받아들인채 넘어가는거죠. 아주 좋아하는 표현이라서 제가 툭하면 썼던 말이기도 한데, 한국에서는 어쩐지 이 비슷한 어감을 가진 표현을 찾을수가 없었어요. 이런 표현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런 사고도 조금 부족한 것 같더라구요. 더군다나 생각과 사상이 많은 경우 극단화된 사람들이 많아가지고 서로 의견충돌이 있으면 금방 싸움으로 번져버리니까 아예 정치같은 민감한 주제는 대화 주제로 삼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리구나서 인터넷에서 익명으로 마구 글을 배설하듯이 써버리는 거죠. 이게 참 성숙한 시민의식이라고 보여지진 않아요. 우리에게는 agree to disagree 같은 성숙한 표현이 필요한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봐요. 표현이 먼저 있으면 우리의 의식수준도 거기에 맞게 올라가지 않을까요? 앞으로는 우리나라도 이민을 많이 받게 되고, 다문화 가정도 더 많아질텐데요. 다양성을 어떻게 포용하는지가 큰 사회적인 이슈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근데 또 미국애들이라고 다 그렇게 성숙한 것만은 아니에요. 무식하고 난폭한 미국인들 천지빼까립니다.)